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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살아요!!/코난코미 이야기

해피의 눈물 - 강아지도 눈물을 흘린답니다.

오늘은 아주 오래전 슬픈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하던 저는 늘 강아지와 고양이들과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홍콩에 온지 1년여만에 교회장로님께서 강아지 한마리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워나기 동물을 좋아했던 저는 얼마나 기뻤던지 그날의 기쁨이 지금도 기억이 난답니다. 하지만 그때만해도 어려서 그저 집에서 키우는 그런 강아지들이었지 애완견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특히 외국이라 여러 상식들이 없는 상태로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답니다. 해피는 요크샤테리어로 갓 두달된 너무도 이쁜 아이였지요.

이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이 되었고 5년정도를 같이 살았을때 쯤 또 한마리의 요크셔테리어를 주변 언니가 사정상 키우지 못하게 되어 같이 키우게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그때만해도 저는 일을 하고 할머님과 엄마와 같이 살때라 정작 강아지를 돌보고 하는 일은 할머님의 몫이 되어버렸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님의 몸이 편찮아지시면서 할머님께서 도저히 아이들을 돌보기가 힘든 상태가 되셨답니다.
저희는 며칠을 의논한 결과 결국은 해피와 아라를 다른집으로입양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주변에 정말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홍콩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노부부께서 강아지를 정말 자식같이 사랑하신다고 해서 그집으로 두아이들을 한꺼번에 보내게 되었답니다.
환경도 좋고 저희집보다도 더 좋은 집이라 저도 안심을 하고 몇년을 같이한 해피와 몇달같이 지낸 아라를 그 집으로 전달해 주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도 도저히 보실 수가 없다며 너무도 많이 우셨고 저도 아라는 몇달 되지 않았지만 근 5년을 넘게 같이 생활한 해피와의 작별은 쉽지않았답니다.
해피는 할머니만 집에서 외출하시면 누가 불러도 들은 척도 안하고 올곧이 문앞에서 할머니만 기다리던 아이였지요. 엄마 친구분들이 집에와서 저에게 말씀을 하시다 장난으로 저를 손으로 살짝만 건드리려해도 달려들어 호통을 치고는 했답니다. 요크셔테리어는 주인밖에 모르고 성격이 날카로운 편이라 집에 손님이 올때마다 한바탕 소란이 있고는 했답니다.

그런 아이를 그 집에 보낸지 일주일쯤 지난 어느날 그쪽 어머님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 아이미슈야..도저히 불쌍해서 볼 수가 없다. 아이가 매일 운다. 밥도 먹지 않고 일주일째 멍하니 앉아서 울고 있다. 아라는 괜찮은데 해피는 도저히 불쌍해서 아무리 내가 잘해줘도 이러다 큰일나지 싶다. 이를 어쩌면 좋으니.." 하시면서 전화가 온겁니다.
저도 너무 놀라서 그럼 어쩌지요..고민을 하다 할머님께 말씀을 드렸답니다. 할머니 역시도 일주일내내 우시면서 지내셨는데 그러다 해피가 잘못되면 어쩌냐면서 다시 해피를 데려오기로 결정을 했답니다. 제가 그때만 해도 나이도 어렸지만 하는일이 여행업쪽이라 쉬는날도 따로 없고 출퇴근 시간이 없는 가이드 일이라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니 전적으로 할머니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 그쪽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식당으로 데리고 나와있겠다며 식당으로 데리러 오라고 하시더군요. 약속한 시간에 식당에 갔더니 저쪽 주방쪽에 해피가 보이더군요.
저는 너무 반갑기도 하고 울컥 슬프기도 하고 해피를 부르면서 다가갔더니 해피가 저를 보는둥 마는둥 반갑게 달려올줄 알았더니 먼산만 보고 있는 겁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해피야..누나 몰라? 너 왜 이러고 있니 하면서 해피를 끌어 앉았답니다. 한참을 해피를 쓰다듬으며 만져줬는데도 해피는 여전히 저를 아는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쪽 어머니께서 어쩌면 좋으냐면서 이러다 아이가 죽을거 같아서 도저히 안될거 같아서 전화를 했다면서 아무래도 할머니가 보고싶어 병이 난거 같다는 것입니다. 해피를 안아들고 식당을 나서면서 저는 계속 해피야 누나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 잘못했다만 되뇌었답니다. 해피를 데리고 오던중 집에 가는 길에
가게에서 아는 분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그분이 잠깐 얘 모야? 해피아니니?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무언가 뜨거운 액체가 제 팔뚝에 뚝 떨어지는 겁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해피를 보니 해피의 눈에서 닭똥과 같은 눈물이 뚝뚝 바닥에 떨어지는 겁니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답니다.

저도 놀랐고 같이 대화를 하시던 지인분도 놀라서 엄머? 개가 우는 거니? 이게 왠일이니? 하면서 저도 같이 해피를 부둥켜앉고 엉엉울며 울음바다가 되었답니다. 그제서야 해피는 마음이 조금 풀렸는지 저를 아는체하며 제게 얼굴을 대며 울었습니다.
집에 눈이 퉁퉁부어 울면서 해피를 데리고 들어가자 할머니와 엄마도 그모습을 보시고는 놀라셨는지 같이 우시고 해피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할머니께 가서 와락 안기고 그품에서 한참을 떠나지않았답니다. 평상시 늘 조용하시고 큰소리 한번 안내시고 자신의 감정을 늘 표현안하시는 저희 할머님께서도 한숨을 쉬시며 말없이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저는 그날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반려견들이 주인과 헤어지게 되었을때 가장 큰병이 바로 그리움병이라고 합니다.
늘 가족같이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밤에 잠이드는 순간까지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가족과 함께하며 희노애락을 나누는 아이들입니다. 살다보면 여의치 않은 일로 인해 이별의 순간이 오는 수도 있지만 정말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모든 희노애락을 바로 이 아이들도 똑같이 느낀다는 겁니다. 거의 일주일을 밥도 먹지 않고 그렇게 자기를 이뻐해주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의 사랑도 받아들이지 못할만큼 해피는 할머니의 이별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 후로 해피는 저때문에 결국은 저때문에 이세상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아는 동생들이 심천에서 몰래 사온 강아지가 병이 든거 같다며 죽을것 같은데 누나 어쩌면 좋으냐고 새벽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그아이를 집에 데리고 온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해피를 저의 무지로 예방접종을 다 끝내지 못했는데 그아이가 바로 홍역이 걸려서 온아이라 해피까지 전염이 되어서 해피는 결국 너무 고통스럽게 세상을 뜨게 되었답니다. 아라는 지금도 그집에서 이쁨을 받으며 이제는 늙어서 호르몬 주사까지 맞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해피는 이미 저하늘에 별이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해피는 그래도 저희 할머니와 같이 산 몇년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라도 그렇게 했을듯하니까요. 지금도 해피를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아려온답니다. 그날의 기억은 제게는 너무도 충격이었지만 말도 할 수 없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얼마나 그리움이 깊었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를 생각하면 한때 이쁘고 귀엽다고 키우다가 어느날 버림받은 수많은 유기견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그아이들의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까를 생각하게 된답니다.

따뜻한 집에서 사랑받고 이쁨받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추운 바깥세상에 버려지게 된다면 어떻게 먹을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런 막막함과 주인에 대한 원망도 모르고 살아갈 아이들을 제발 학대하고 괴롭히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 그렇게 버려지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이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콩은 반려견 아이들 모두 마이크로 칩을 넣게 되어있습니다. 일부에서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유기견을 막는 방법이라면 저는 찬성을 하고 싶답니다.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홍콩에는 유기견이 없답니다.
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적이 있지만 저역시도 지금 키우는 코난 코미도 지금 현재 상황이 안좋아도 다른데 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경험들이 도저히 그런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한답니다. 아무리 자식도 버리는 세상이라지만 반려견을 입양하실때 제발 충분히 많이 생각하시고 아이를 끝까지 가족같이 자식같이 같이 하실 수 있을때 입양을 결정하시고 끝까지 책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답니다.

그날 해피의 뜨거운 눈물은 어쩌면 모든 유기견들이 눈물일지도 모릅니다.
바깥에 버려진것도 아니고 더 좋은 환경에 보내졌어도 할머니를 잊지못해 식음을 전폐하고 그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해피는 그냥 한마리의 개가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후로도 저는 물론 비슷한 잘못을 저지른 죄인이기때문에 그 사랑을 코난 코미에게 다 쏟아부어 그 잘못을 참회하고 싶답니다.
지금 한국에 네집중에 한집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사랑하시고 유기견을 위해서 봉사하고 애쓰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렇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코난 코미를 사랑하고 잘 키우고 이런 글로써라도 제 글을 읽고 한분이라도 유기견의 문제성과 반려견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신다면, 한번쯤 되새겨 보시는 시간이 되신다면 저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꼭 반려견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고 이세상에 인간과 살아가는 많은 동물들에게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사람과 동물이 늘 같이 행복을 꿈꾸며 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마지막으로 가져봅니다.
바로 그런 세상이 아이미슈가 꿈꾸는 세상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