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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살아요!!/이런저런 말말말

[펌글] 오오! 빛이여 한줄기 바람이여!


15살쯤 어느 3류잡지의 사랑의 체험수기중에 발췌해났던 글이다.
꽤나 조숙했었던지..체험수기는 여자가 썼고 이글은 남자가 보내줬던 편지형식이 아니었나 싶다.
아마도 이루지 못할 사랑을 고뇌하는 애절함같은게 묻어있다고 할까...
그런데 난 왜 그나이부터 이런 사랑을 꿈꾸고 살았는지...

Sossusvlei Landscape
Sossusvlei Landscape by geoftheref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나는 네 진하게 타오르는 가슴속에서 한그루 늘 푸른나무로 살고싶다
바람처럼 흐르는 세월...
어느 여울목에서 너의 그 드리워진 그늘이 좋아 흐르지 않고 맴돌고 싶다

날이면 날마다 빛을 찾아 날다가 날개태워 죽은 불나비처럼 너의 뜨거운
눈길을 받으며 죽고싶다

하늘이 푸르면 네 포플러 가지끝에서 매미 노래부르리
구름이 뜨면 너의 검은 머리채 빗소리되어 내 창가에 흐르리

밤낮으로 서럽게 흐르는 너의 가슴은 아픔의 진한 핏자욱으로 채워질것을
나는 안다

먼 후일 느닷없이 훌쩍 날아가버릴것만 같은 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죽는날까지 울고싶다

건너뛰지 못 할 개울가를 맴도는 아이처럼 망설임이여!! 망설임이여...
울타리너머에서 손짓하는 나비는 불나비인가... 울고있는가...

너의 둥근 눈매위에 그늘이 드리워질때 내 가슴한쪽에 바람이인다..
바람이인다...
차가운 회오리바람이인다...

우리는 죽어서 무엇이 되어 만나리
억겁의 세월을 두고 기다리다가 하늘 한쪽에 구름이되어 만나랴...
꽃으로 피어난 너의 가슴에 가버린 한줄기 바람으로 만나랴...
힘차게 용솟음치는 물이되어 너에게 섞이고 싶다
뜨거운 입김이되어 네 호흡속에 섞이고 싶다

조용하여 더욱 뜨거워진 너의 목소리는 내가슴에 불덩이처럼 날아와 찍혔다
하고싶은 말은 풀리지 않은 채 화석이되어 나의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않을
응어리로 맺히고 나의 가슴은 앓아야 한다

고뇌로 흐르는 너의 눈물은 내 가슴속에 피가 되어 고인다
나는 안다
표백된 너의 표정밑에 깔린 너무나 큰 아픔을...

오오!!! 빛이여~ 한줄기 바람이여............